생활환경

 

평소에 핫도그를 좋아하는 영은(6.여)이는 오늘 엄마가 차려주신 밥상 앞에서 또 반찬투정을 부린다. 진수성찬 밥상 위에는 양배추, 콩자반, 멸치볶음, 열무김치 등 맛있는 반찬들이 차려져 있는데도 영은이가 좋아하는 반찬은 하나도 없었나보다. 어제 저녁에 먹었던 맛난 ‘스모크햄’만 떠올리며 영은이는 반찬그릇을 밀어 재낀다. 울며 보채는 영은이 때문에 엄마는 어쩔 수 없이 ‘스팸’ 두 조각을 구워서 밥 위에 얹어 놓았다.그런데 영은이 엄마가 모르고 지나친 것이 있다. 아이가 햄을 먹을 때마다 아이 몸속에는 하루 섭취허용량 이상의 아질산염이 남는다는 무시무시한 사실을 말이다.

 

체중 20kg 어린이, 햄 한조각도 하루 섭취허용량 초과

 

시판중인 국내 햄이나 소시지 등 육가공품들에 첨가되는 아질산염이 우리나라 정부의 제조기준치를 넘지 않지만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와는 맞지 않아, 육가공품을 소량만 먹어도 아질산염 하루 섭취허용량을 초과해 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몸무게가 작은 어린이의 경우 소량이라도 성인기준을 훨씬 넘는 섭취량이기 때문에 그 유해성이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서울환경연합은 28일 오전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15일부터 4월10일까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30여개 육가공품을 대상으로 아질산염 잔존량을 검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체중 20㎏의 어린이가 햄·소시지 한두 조각만 먹어도 아질산염 잔존량이 아질산염 일일 섭취허용량인 0.06㎎/1kg을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제품은 아질산염 첨가 표기조차도 안돼 안전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육가공품 1g당 0.07㎎까지 아질산염을 첨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육가공품에 대한 아질산염 제조사용량을 0.07㎎(70ppm)로 제한하는 한편, 하루 최대섭취허용량을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에 따라 0.06㎎/1kg로 정해 놓았다. 이 기준들을 근거로 하면 체중 20㎏의 어린이가 1~2조각(1조각은 25g이므로 1.75㎎)만 먹어도 잔존량은 체중 1㎏당 0.06㎎인 하루 섭취허용량(체중 20㎏의 아이이면 1.2㎎)을 넘어 버린다.

 

현대인들의 육가공제품 선호도나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아질산염 일일 섭취량의 초과는 불가피한 상태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현대인 특히 어린이의 식품안전과 건강에 큰 위협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린이가 아질산염 다량섭취하면 “숨 못 쉬는 격”

 

아질산 화합물, 헤모글로빈 생성 능력 저하시키는 등 유해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가공식품에는 수많은 식품첨가물이 쓰인다. 그 중 햄·소시지·산적 등 거의 모든 육가공식품에는 먹음직스럽게 보일 수 있도록 발색제를 첨가하는데 이것이 바로 발색효과와 식중독균 억제를 위해 사용되는 아질산염(아질산나트륨).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식품첨가물 데이터베이스(2004. 식약청)를 통해 “아질산염을 과다 섭취할 경우, 혈관이 확장됨은 물론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하지 않고 질산염과 결합하는 메트헤모글로빈 형성을 일으키는 등 혈액의 효소 운반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유아의 경우에는 메트헤모글로빈 환원효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더 섭취를 피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아질산염과 단백질의 주요 성분인 2급 아미노가 반응해 N-니트로소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을 생성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아질산염의 유해성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장재연 교수(시민환경연구소 소장)은 “성인보다 현저히 체중이 적은 어린이가 햄 등을 많이 먹게 되면 아질산염이 다량 잔존하게 되고 이는 혈액의 효소 운반 능력을 저하시켜 아이들이 숨을 못 쉬는 격이 된다.”고 밝히며, “어린이의 건강보호를 위해 정부나 소비·시민단체들이 아질산염이 들어있는 육가공품 덜 먹기 운동 등을 체계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환경연합 “아질산염, 발색제 사용 금지 촉구할 것”

 

식품첨가물 사용 기준, 소비자 안전이 우선돼야

 

서울환경연합 양장일 사무처장은 “아질산염은 육가공품의 색을 그야말로 보기 좋게 하기 위해 넣는 식품첨가물인데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감수하고도 굳이 첨가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에 앞으로 서울운동연합 벌레먹은사과팀은 “발색을 위해 첨가되는 아질산염이 더 이상 쓰이지 않도록 아질산염 사용금지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식약청이 현재의 아질산염 사용 기준을 제조회사 관리 기준이 아닌 식품을 섭취하는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조속한 식품첨가물법 개정을 촉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환경연합의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 식품첨가물 사용 기준이야말로 제조시 사용량 기준보다 소비자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섭취허용기준으로 정해져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편, 서울운동연합 벌레먹은사과팀 오유신 간사는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이 대부분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인 것을 보면 하루에 섭취하게 되는 식품 첨가물의 양은 그야말로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이다.”라며 현대인들의 가공식품 선호소비에 대해 우려했다.

 

오간사는“특히나 소비자들은 대부분 식품첨가물의 이름부터 생소하게 느낄 뿐더러 유해성에 관한 정보조차 정확하게 제공받을 수 없어 제조회사에서 만드는 대로 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식생활의 현실이다.”라며 벌레먹은 사과팀이 건전한 먹거리와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이버기자 조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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