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산다는 건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전 행운아인 것 같습니다. 환경운동연합에 활동하면서 얼마나 많은 감동과 얼마나 많은 행복을 느꼈는지 모릅니다. 삼보일배 수행을 하시는 성직자분들을 보면서, 부안주민들의 뜨거운 싸움을 보면서, 갯벌에 찾아온 겨울철새 무리를 보면서, 생명을 살리는 서명을 부탁하는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동강을 살려달라며 노란색 리본을 묶는 어린이를 보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분노를 느끼면서 산다는 건 정말 괴로운 일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전 불행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의 80% 이상이 반대하는 새만금 갯벌 매립을 강행하는 정부를 보면서, 명분없는 전쟁에 파병을 주장하는 국회의원들을 보면서, 이익을 위해서 안전하지 못한 식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들을 보면서, 골프장과 스키장 만든다고 멀쩡한 산을 파헤쳐 놓은 것을 보면서, 주민과 국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위험한 에너지 핵을 계속 주장하는 핵마피아를 보면서 정말 분노했고, 괴로웠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운동을 하고 싶어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인간의 손으로 망치는 꼴을 보기 싫어서 환경운동가가 되어보겠다고 했지만, 환경운동은 저에게 살아있어서 행복함을 주는 동시에 분노와 괴로움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후회하고 있지 않습니다. 분노할 때 분노할 줄 아는 사람이, 괴로울 때 괴로워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 행복할 때 그 행복을 충분히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벌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치상황이 저를 또 분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시끄러운 싸움보다는 철새들의 소리가 더 듣고 싶고, 정당들의 수많은 주장보다 자연의 향기를 더 맡고 싶은 환경운동가이지만, 끓어오르는 분노를 쉽게 진정시키기 어려웠습니다.

 

환경운동가이기에 뒷짐진 채로 모르는 척 넘어가고도 싶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촛불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부안주민들의 간절한 눈망울을 다시 볼 수 있었고, 삼보일배 성직자분들의 참회의 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촛불을 든 아이의 손은 동강을 살리는 그 손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 곳에는 생명이 있었고, 희망이 있었습니다. 광화문을 가득 채운 촛불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바로 생명을 살리는 운동이라고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도 광화문으로 갈 것입니다. 왜냐면 행복하고 싶어서 입니다.

 

– 녹색대안국 최준호

 

요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16대 국회의 3.12 대통령 탄핵 가결 사태로 마음도 몸도 뒤숭숭합니다. 12일 본회의장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는 순간 눈물을 흘린 활동가도 있습니다. 모두들 환경운동가이기 앞서 이 나라의 주인, ‘국민’이기에 다수 야당이 저질러 놓은 혼돈속의 탄핵정국에 분노하였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부패한 16대 국회의 탄핵 가결 이야기만 나오면 머리 속이 복잡해지고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열이 가지지 않았습니다.

 

‘정당이 어떻고 정치가 어떻고… 환경운동하는 사람이 환경운동만 열심히 하면 되지, 무슨 민주수호야.’

 

주위에서 이런 목소리가 변변치 않게 들립니다. 하지만 환경연합 활동가들은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실현하는 것이 바로 생명을 살리는 환경운동의 기본이라고 입모아 말합니다.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나선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서울환경연합 김성우 간사는 그저 막막하고 분노스럽기만 하다고 토로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국민의 한사람으로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그는 “환경운동가 이전에 사람과 자연 모든 것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한-민당의 처사는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생각하기는커녕, 황폐화시키는 파괴 행위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그들을 용서 할 수 없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습니다.

 

지난 여중생 사망과 평화를 위해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고 섰던 때와 느낌이 남다르다는 생태보전국 손성희 간사는 “2002년 그 당시는 조금은 비장하게 몸싸움도 조금하며 도로도 뛰어 다녔는데 이번 촛불문화제는 즐겁게 사람들의 희망을 느끼며 참여하고 있다. 나도 환경운동가이기 이전에 이 나라의 국민이다. 정치가 깨끗해지고 정직해질 때 우리의 환경이 자연이 더 잘 보전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모두모두 힘내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습니다.

 

녹색대안국 김낙중 간사는“저는 매우 열받았습니다. 아마 대한민국 전체가 모두 열받았다고 생각됩니다. 국회계단을 들이받고 불지른 무쏘 아저씨와 국회정문에다 차를 들이박은 HID(북파공작원)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대통령을 지지하든 안하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떠나서 이런 우스운 탄핵을 하는 국회의원과 저런 정치인들이 어서 빨리 사라져야 한다는 강한 믿음만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 한달이 채 안 남은 이번 총선에서 썩어 빠진 국회의원들을 갈아야겠죠. 일제의 잔재, 군사독재의 하수인들을 이젠 국회에서 볼 수 없어야 합니다. 이참에 정치판을 확 갈아엎어야 합니다. 이번 투표에 참가한 195명의 얼굴을 17대 국회에서는 다시 안 봤으면 합니다. 정치인들에게 똑똑히 인식시켜야 합니다. 국민을 열받게 하면 그날로 정치 생명은 끝이 난다는 것을….”라며 열분을 토로했습니다.

 

생태보전국 최김수진 간사는 “말이 필요없다는 생각입니다. 한줌도 안 되는 국회의원들에 의해 나라가 이렇게 휘청거리게…땅을 치고 후회한들…3월 12일 11시 56분을 똑똑히 기억하고 심판의 4.15를 기대합니다.”라며 지금의 탄핵정국을 비판했습니다.

 

반핵운동을 하고 있는 녹색대안국 이승화 간사는 “1차적으로 분노하는 것은 국정의 책임을 지고 있는(대통령만이 아닌) 국회의원들의 야만적 탄핵가결 사태이다. 그동안의 (환경관련해) 정책을 살펴보면 노무현 규탄할만한 꺼리들도 많고 고생한 걸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리고 한없이 밉기도 하다. 하지만 대통령보다는 국회의원들 하는 작태가 더 어이가 없어 일단은 탄핵 무효를 외쳤다. 지금은 대통령에 대한 회의도 들고 노무현 대통령 페이스에 말리는 것 같기도 하다. 국회도 싫고 대통령도 싫다.”고 전합니다.

 

시민환경정보센터 황혜인 간사는 “‘대통령 탄핵가결-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죽었다.’ 이런 큰 의미는 저에게 아직까지 피부로 와 닿지 않습니다. 다만 국회의원들 아주 괘씸하게 생각됩니다. 어쩜 이런 생각이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상황을 그네들끼리 멋대로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알아서 살아라 이런 식입니다. 경제, 정치 모두 그들이 맘대로 주물러 놓고 우리에게는 어쩔 수 없다, 적응하며 살라고 합니다. 방패로 곤봉으로 때려 치는 것만이 폭력이 아닙니다. 국민들 의사 무시하고 소박한 우리 생활 헤집어 놓는 게 가장 무식한 폭력입니다. ”라며 동참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갯벌의 생명을 위해, 우리나라 백두대간의 뿌리깊음을 위해, 각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뒤엉킨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나가며 싸워야하는 활동가들이지만 그들은 지금 이 순간 당리당략에 온 나라를 뒤흔들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차떼기 정치인을 등지고 있습니다.

 

 

정리 /사이버기자 조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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